손목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손목 터널 증후군'이나 '손목 건초염'을 의심합니다. 두 질환 모두 비슷한 부위에 발생하고, 초기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둘은 원인, 증상, 치료법까지 분명한 차이가 있는 질환입니다. 본 글에서는 손목 터널 증후군과 손목 건초염의 차이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손목 터널 증후군: 신경 압박이 핵심
손목 터널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은 손목 부위에 있는 '수근관(손목 터널)' 안에서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아 발생하는 신경 질환입니다. 이 정중신경은 손의 감각과 움직임을 담당하는 주요 신경으로, 반복적인 손목 사용이나 오랜 시간 동안의 잘못된 자세로 인해 압박되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주로 컴퓨터 마우스 사용이 많거나, 키보드 타이핑을 자주 하는 직장인, 손목을 많이 쓰는 육체노동자들에게서 자주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손가락 끝의 저림, 손바닥 통증, 특히 엄지, 검지, 중지 쪽의 감각 저하 등이 있습니다. 밤에 심하게 저리거나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도 많습니다. 손목을 꺾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악력(손의 힘)이 점점 약해지는 것도 특징입니다. 진단은 정중신경의 전도 속도를 측정하는 전기생리검사나, 초음파, MRI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보조기 착용과 약물치료, 주사요법 등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신경 손상이 우려될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손목 건초염: 힘줄의 염증
반면 손목 건초염은 손목 부위의 힘줄과 그 힘줄을 싸고 있는 막(건초)에 염증이 생긴 질환입니다. 주로 '드퀘르벵 증후군(De Quervain's tenosynovitis)'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합니다. 원인은 반복적인 손동작, 특히 아기를 자주 안거나,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등 손목을 비트는 동작이 많을 경우 잘 생깁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건초염'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젊은 층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건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목 외측, 특히 엄지 쪽 손목에 통증이 생기며, 손목을 굽히거나 엄지를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침에 손이 뻣뻣하거나, 손목이 붓고 눌렀을 때 아픈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진단은 주로 환자의 증상 설명과 '핀켈스타인 검사(Finkelstein test)'로 이루어집니다. 치료는 염증 완화를 위한 냉찜질, 소염제 복용, 통증 유발 동작의 회피가 기본이며,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손목 터널 증후군과 건초염의 주요 차이점
이 두 질환은 손목 통증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병의 원인과 치료법, 증상 부위가 다릅니다. 손목 터널 증후군은 '신경' 문제이고, 손목 건초염은 '힘줄' 문제입니다. 증상도 다소 차이가 있어, 손목 터널 증후군은 손가락 끝의 저림과 감각 저하가 주된 반면, 손목 건초염은 손목 외측, 특히 엄지 쪽의 통증이 두드러집니다. 또한, 손목 터널 증후군은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컴퓨터 작업자나 조립 생산직에서 많이 나타나며,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손목 건초염은 육아 중인 여성, 스마트폰 사용이 잦은 젊은 층, 테니스나 골프처럼 손목을 비트는 동작이 반복되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발생합니다. 치료법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손목 터널 증후군은 신경압박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이며, 경우에 따라 수술로 압박 부위를 풀어주는 절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면 건초염은 염증을 줄이는 치료가 우선으로, 냉찜질, 휴식, 약물치료로 대부분 호전되며, 드물게 수술을 고려합니다. 정확한 감별 진단은 의료 전문가의 진찰을 통해 이뤄져야 하며, 비슷한 증상이 있다고 해서 자가 진단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합니다.
손목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목 터널 증후군과 손목 건초염은 서로 다른 원인을 가진 질환으로, 올바른 진단과 치료법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손목 건강은 우리의 일상과 직결된 만큼, 증상이 의심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